생소한 질환인 담도암은 위치와 크기,
환자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집니다!
#서울아산병원 #암행의사 #담도암
[간담도췌외과 이재훈 교수]
안녕하세요. 암환자와 동행하는 의사들의 이야기, 암행의사 이재훈입니다. 우리 몸 속 장기 중에 담도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담도암으로 수술을 받은 제 환자분들조차도 이전까지는 담도를 몰랐다고 했을 정도로 생소한 장기입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이 낯선 장기, 담도에 생기는 암이 무엇인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담도암은 어떤 질환인가요?
담도라는 장기는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간 안에서부터 시작해서 간 밖으로 나와 췌장을 통과해서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그 긴 길을 의미합니다. 그 길 어디에서든지 암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을 담도암이라고 합니다.
담도암의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간 내 담석(결석), 경화성 담도염, 기생충 감염, 간경화 등이 관련돼 있다고 알려져 있고. 그 외에 비만 관련 간질환이나 알코올성 간질환과 같은 만성 간질환도 관련성이 추정되는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방법도 딱히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담도암은 어떤 증상이 있나요?
담도에 종양(암)이 자라서 담도의 일부를 막게 되면 황달 또는 담도염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그 외에 변 색깔이 하얗게 변하거나 복부 불편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담도암이 생기는 위치, 담도암의 크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증상 역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담도암은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꽤 많이 있습니다.
담도암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담도암을 진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CT입니다. 그 외에 복부 초음파, MRI 등이 사용됩니다. 이 외에도 담도 내시경을 통해서 직접 종양에 접근해 암세포를 채취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 담도는 지름이 1cm 이하로 좁아서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가 항상 용이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담도암의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위해서 CT나 MRI 같은 영상 검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담도암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담도암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 즉, 외과적 수술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담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분들 중 40~50% 정도만 수술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같은 담도암이라고 하더라도 암의 크기 또는 위치가 2~3cm만 차이가 나도 수술이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담도암 중에서도 간문부 즉 간 입구에 암이 위치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좌측 또는 우측 간을 대량으로 절제해야 하며 담도 전체를 잘라내야 되는 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췌장 안에도 담도가 위치해 있고, 여기서도 담도암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췌장 머리 부분을 포함해서 십이지장 전체를 잘라내는 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담도암이어도 환자에 따라 즉 암의 정확한 위치, 범위, 주변 동맥 또는 문맥혈관과의 관계, 기저 질환 또는 간 기능 상태 등에 따라서 치료법이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담도암인데 왜 간, 췌장을 절제하나요?
환자분들께서는 예를 들어 위암, 대장암 같은 경우 위를 자른다, 대장을 자른다 그렇게 아실 텐데 왜 담도암은 간을 많이 잘라야 되느냐, 왜 담도암인데 췌장을 많이 잘라야 되느냐. 그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담도암이 생길 수 있는 범위가 길기 때문에 암이 생긴 정확한 위치에 따라서 완전 절제를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간 또는 췌장까지 큰 절제가 필요한 경우가 꽤 많이 있습니다.
담도암 수술 후에는 어떤 치료를 하나요?
담도암 수술을 하고 나면 수술한 검체를 분석해 담도암의 정확한 병기를 알 수 있습니다. 그 병기에 따라서 수술 후에 추가적인 항암 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는데, 담도암은 수술을 하더라도 비교적 재발률이 높은 암이기 때문에 재발률을 최소한으로 낮추기 위해서 수술 후에 항암 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를 최근에는 많이 권유드리고 있습니다.
담도암 치료, 포기하지 맙시다!
제 스승님께서 담도암 수술은 ‘불구덩이 속 힘든 다리를 지나가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위험하고 힘든 일이라는 거죠. 하지만 요즘에는 영상 검사의 향상으로 암의 정확한 평가가 가능해졌고 수술 기법 역시 매우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항암 약제도 많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무서운 불구덩이의 화력이 조금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좀 덜 무서워진 거죠. 그래서 저는 담도암 환자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담도암 치료 과정이 매우 힘들 수도 있지만 그 불구덩이를 한 번 걸어가봅시다. 여러분 혼자가 아닌 저희 의료진들이 손을 잡고 옆에서 함께 걷도록 하겠습니다.